Tuesday, March 12, 2013

주말 스케치







지난 주말에 친정(이란 단어가 도무지 입에 안 붙어..)에 다녀왔다.


하하하.


가만 생각해보니 엄마가 상 차리기 힘에 부치는지 아님 뒤늦게 rough driver 포텐이 터져선지
집에 내려갈 때마다 차 타고 외식 나가는 횟수가 느는 것 같다.

오랜만에 토종닭 잡으러 사천리로.
평상에 시래기 말려 놓은 모습이 왠지 이영돈 PD 착한 식당st.


전화로 미리 예약 하고 갔더니 전라도 상차림 세팅이 이미 완료.


오랜만에 보는 색동 방석.


토종닭 코스 요리 step 1. 닭고기 주물럭.


반찬이 거의 배추 아니면 고추였는데 "음, 맛있는데요."


이건 뭐지? 새끼 전복처럼 생겼다.


낮술.
우리 할배는 술을 안하시므로 아빠는 항상 장모님(울 할매)께 술을 권한다.
난 어렸을 때 부터 원래 사위랑 장모랑 술 마시는건 줄 알았음.


step 2. 닭 구이.


poulet rôti 느낌인데 역시 한국식이 더 맛있다.


김치전은 뭐 넣은 것도 없는데 맛있어.
자꾸 사진 찍으니까 주인 아주머니께서 "인터넷에 내달라"고 하심.
순간 '인터넷에 내는게 뭐지?' 했다가 전라도 사투리를 많이 잊었음을 깨달았다.
오메.


연잎 밥.
연은 무섭지만 연잎 밥은 향기도 참 좋았고 밥도 매우 찰졌다.


step 3. 닭 백숙.
토종닭이어서 다리는 정말 큰데 날개는 작음.
못 날아서 퇴화된거니?


step 4. 닭죽.
식구들 다 이미 배가 빵빵해져서 닭죽이 또 나올 것이다 안 나올 것이다 의견이 분분했지만
닭 코스의 대미는 닭죽이란거 모르심?


새우젓 넣어서 슥슥 섞어 먹어야 제맛.


우리 할머니 아무래도 이에 낀거 처리하시는 중 인가본데,
지못미 그랜마.


 한들가든: 전남 진도군 의신면 사천리 86번지/ T. 061.544.9980 




진도 사람들이 나들이 장소 1순위로 꼽는 사천리.
이제 와서 보니 주차장이 넓어서 그런가?
여기서 운전 면허 연습하고 싶다.


오랜만에 쌍계사.
전국 팔도에 쌍계사가 그리 많을 줄 어려선 알지 못했네.


근디 시방 이 통나무들은 뭣헐라고 쌓아뒀다요?


엄압 출동.


꽤 많은 인부들이 나무 더미에 가려져 계셨다.


환공포증 때문에 다음 사진은 작게. (연 다음으로 무서운 거 생김... OTL)
야요이 쿠사마 생각나는데?





버섯 양식을 위해 종균 작업을 하고 계셨다.
구멍을 뚫은 통나무에 균을 붙인 동그란 나무 조각을 심는 작업.


막 뚫는 것 같은데 간격이 일정함. 
에드워드 시저핸드 빙의.


할아버지 허리도 굽어 가는 것 같다.


사진 극구 사양하시던 할머니.


종균 작업에 한눈팔다가 드디어 쌍계사 입성.


으잉.


오잉.


따뜻한 남쪽 날씨.
근데 이 날은 서울도 20도 넘었다고 함.


전동 찻집인 줄 알았더니 전통 찻집.


수국이 바삭하게 말랐다.


요기서 새 수국들이 피어날거다.


우물?
쭈물?


아름다운 단청.


소원을 말해봐.


무진겁래 세세생생 새로운 단어 습득.


감로수.


감로수도 시주였군.
부산 people yo.


인간의 소망은 종교를 막론한다.
소망과 소원이 욕심과 과욕이 되어선 안되겠지.


아빠, 어디봐?

강한 친구 육군의 행복했던 한 때.
내년까지 힘내.








1 comment:

  1. 가족 삼대가 같이 다니시는 모습이 너무 좋습니다. 부럽기도하고. ^^

    저도 그 상 한번 받아봤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하네요. 지난 30년간 가보지 못한 고국이 늘 아른거립니다. ㅠㅠ

    ReplyDele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