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난 주말에 시험 보러 서울에 갔다.
어차피 떨어질게 뻔한 시험이라 남편이랑 감성 충전이나 하고 가자 했다.
일전에 두어번 서울 갔을 때도 시립미술관 들를까 했는데 팀 버튼 전 사람 너무 많다길래 포기.
이젠 끝물일 듯 싶어 각오 안 하고 갔다가 한 시간 기다렸다.
만 레이 전이나 로뎅 전 갔을 때랑은 사뭇 다른 분위기 였다.
팀 버튼이 서울에서 마지막 전시라 그런지 외국인 관광객도 꽤 많았고 그야말로 모마 느낌.
풍선아 너는 왜 거기 있니?
로비층은 무료 관람이라서 NEW&NOW라는 전시도 덩달아 매우 북적댔다.
입구부터 배치된 안내 요원들은 정체하지 말고 앞으로 계속 가라고 소리 치는데 감상을 하라는 건지...
모두들 사진 찍느라 정신이 없다.
그래서 우리도 어줍잖게 사진 찍었다.
미술관 올라오는 길도 꽤 좋았던 기억이 나서 남편한테 밖으로 나가자 했는데 야외도 만원.
사진 찍으려면 전쟁이다.
번호표 받아서 한 시간 기다리고 드디어 우리 입장 차례.
혀가 참 길어.
내부는 촬영 금지라서 전시관 이동 중에만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전시는 Surviving Burbank(성장기), Beautifying Burbank(성숙기) 그리고 Beyond Burbank(전성기)의 세 시기로 나뉘어져 있다.
Burbank는 Tim Burton의 고향으로 문화적 요소가 결핍된 도시였다고 한다.
팀 버튼 고유의 독특한 양식을 비할 데가 없어서 Burtonesque라는 말도 생겨났다고 하는데
인간은 교육과 주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지만 일단은 타고 나야 하는 게 있는 것 같다.
나는 남편과는 달리 Tim Burton의 팬은 아니다.
아마도 어렸을 때 보았던 영화 '가위손'의 이미지 때문인 것 같다.
지금이라면 그 기괴하고 음산한 아름다움을 이해했을 것도 같지만 어렸을 땐 영화가 끝나고도 주위를 감싸도는
뭔가 우울하고 찜찜한 느낌이 자주 느끼고 싶은 종류의 것은 아니었던 듯하다.
미술관에도 방학 막바지에 엄마 손을 잡고 온 아이들이 많았다.
팀 버튼의 몬스터 세상이 애들 눈엔 천국일지도 모르지만.. 내가 엄마라면 데려갔을까?
전시품 가운데 헬레나 본헴 카터와 조니 뎁으로 대표되는 팀 버튼 감독의 뮤즈/페르소나들의 스케치도 이목을 끌었다.
난 팀 버튼 영화하면 다른 배우들 보다도 Missi Pyle이란 배우가 떠오른다.
예쁜 것 같기도 하고 못 생긴 것 같기도 하고.
전시 작품은 아니었지만 남편이 제일 좋아했던 그림.
벽에도 빼곡한 팀 버튼 그림.
감상을 끝내고 나오는 사람들을 반기는 Art shop.
살 만한 물건은 당연히 품절.
숫자 엽서 살까 했는데 몇 번 생각해보고 포기했다.
평소 팀 버튼에 관심이 없었더라도 한 사람의 넘치는 재능, 그리고 그의 재능을 쏟아부은 영화를
제작하기까지의 많은 이들의 노력에 감탄을 금치 못할 전시가 될 것 같다.
전시는 4월 14일 까지.
관람료 성인 12,000원, 현대카드로 결제하면 20%의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서울시립미술관 http://seoulmoa.seoul.go.kr/
현대카드 문화 마케팅 블로그 http://superseries.kr
image source:
http://www.fanpop.com/clubs/missi-pyle/images/19948728/title/missi-pyle-mildred-big-fish-screencap
http://www.cineplex.com/Movies/Archives/CS49796/Charlie-and-the-Chocolate-Factory/Photo.aspx?id=244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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