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는 관람료가 없어서 좋다. 자주 가야해.
예전엔 잘 모르기도 했을뿐더러 갤러리에 들어갈라치면 이유없이 겁도 났었는데
뉴욕에서 갤러리 인턴을 잠시 해 본 이후로는 괜한 거리감이 사그라진 것 같다.
미국은 워낙 나라가 커서인지 먹을 것, 입을 것, 즐길 것 등등 삶의 모든 부문에 있어
별것부터 별것 아닌 것까지 수준은 천차만별, 종류도 다양해서 인문/철학/사상/문화/예술의 발전이 큰가 보다.
서울에서 부산 내려오는 날 아침까지 갤러리 한 군데를 더 들렀다.
아라리오 갤러리 청담.
조금 일찍 도착했더니 문을 안 열었다.
옆에 폴 바셋이 있어서 들어가 둘이 커피 한 잔을 나눠 마셨다.
이 날 아침부터 너무 나대서 오후 시험을 망친 것 같다.
날씨는 좋았는데 몇 시간 뒤 내 마음엔 먹구름 낀다.
여기도 입구가 조금 헷갈리게 되어있는데 계단을 타고 위로 올라가야 한다.
아래로 내려가봤자 창고 나옴.
Maden Pictures 13.
포스팅하려고 보니 전시가 끝났넹.
사진은 재현의 도구로 탄생되었지만 오늘날 전통적 범주에만 머무르지 않고 다개념적 매체로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전시였다.
(Hyun-Jin Kwak, b.1974)
액자없이 유리만 붙여 걸어놓은 방식이 마음에 들어서 비밀을 캐내는 중.
아라리오 갤러리는 내부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다른 박물/미술/전시관도 플래시 안 터트리는 조건으로 사진 촬영 시켜주면 좋겠다.
사진도 사진이지만 갤러리의 넓고 환한 공간이 참 아름답게 느껴졌다.
여백의 미?
가장 보고 싶었던 사진.
작가 장성은 씨는 공간은 사람이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공간의 영향을 받으며,
공간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 개인의 주관적 판단 하에 장소의 크기나 그 곳의 소중함에
무감각해지는 점에 주목한 작품들을 하신다고.
(Sung Eun Chang, b.1978)
의미도 좋지만 색감도 참 좋다.
이케아 가방에 사람 들어가 있는 사진 위트있다 센스있었다.
(Yongseok Oh, b.1976)
각기 다른 시공간에서 촬영된 이미지들을 따로 또 같이 볼 수 있게 만들어 놓은 작품이다.
(Ayoung Kim, b.1979)
영국이 러시아의 조선 진출을 견제하기 위해 약 2년간 남해 거문도를 무단으로 점거했던
역사적 사건을 내용으로 하는 일련의 작품들.
관련 없는 일이지만 아침에 신문에서 미군이 모형 총기 난사하고 돌아다닌 사건을 읽고나니 기분이 별로다.
영국이 됐든 미국이 됐든 그들의 군이 우리나라에 주둔 했다는/하고 있다는 사실이 씁쓸하다.
아라리오 갤러리 청담: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99-5/ Tue-Sun 11am-7pm/ 관람료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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