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May 4, 2013

면회







지난 달엔 동생 생일에 맞추어서 면회를 다녀왔다.


특실엔 처음 타 보았는데 널찍하고 편했다.
KTX 탈 때마다 '이건 TGV 본 따서 만든 기차'란 생각이 들어 SNCF 시그널이 귓전에 맴돈다.



군대로 책을 몇 권 보내 주었었는데 그 때 동생 부탁으로 산 이병률의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이건 나도 한 번 읽어보고 싶어서 소포에서 빼놨었다.
미루다 미루다 기차에서 2/3를 읽었다.


기차타고 자동차타고 드디어 도착.


동생이 복무하는 곳은 전에는 들어본 적도 없는 이름의 도시.
면회가서 할 것도 없을게 뻔해 조금 걱정스러웠는데 여기 착한 식당이 있을 줄이야.
면회가 아니라 맛집 탐방이다.


이제는 유명해져서 자리가 없을까 불안불안 했지만 luckily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가 앉았다.
내부는 그냥 가정집 같았다.


반찬이 하나같이 맛있었다.


내가 언제부터 이렇게 식감을 중요시 여겼는지는 모르겠지만 흰 쌀밥은 찰기가 없어서 아쉽.


두부 전골.


두부 부침.


공손히 두부부침을 내 쪽으로 가져다 옮기는 일병 캬캬캬.


특별한 맛은 아니었지만 건강하게 만든 음식이란 생각이 드니까 no guilty 폭식을 하게됨.


여긴 tv에서 주인 아저씨가 인터뷰 하시던 공간.
주인 아저씨 역시 친절하시다.
꾸며낸게 아녔어.. 바쁘고 정신 없어도 굉장히 침착하신 스타일.



형이 쏘는거 맞겠지.jpg


나는야 꽃무늬가 좋아.


이 날 빗소리 덕에 두부 전골이 더 맛있었던 것 같다.


두부 만들 때 국산콩을 고집하신다고 해서 찍었는데 지금 보니 콩가마가 아니라 쌀가마.


식당 입구에 쌓여있는 장작.


사장님 어머니께서 전주서 시집을 오신 터라 식당 이름을 '전주식당'으로 정했다고 한다.
역시 음식은 전라도지라.


일병, 너희 동네에 커피 마실 곳은 있겠지?


간부님들 가득했던 도넛츠 가게.
자유로운 대화가 어려움.. 휘웅.


넋 나간 2인.
오는 길이 너무도 험하고 멀구나.


커피를 몇 모금 마신 후 읍에서 가장 번화한 골목을 따라 걸었다.
자전거 바퀴에 바람 넣는 기계가 다 있네.
역시 양구는 10년이 젊어지는 건강 도시인건가.


그냥 군인의 도시.


우리 노래나 한자리 듣고 갑세다.


나두염.


일반우편보다 느린 군사우편.


면회가서 본 것 중 군인들 사이에 낀 동생의 모습보다 더 신기했던건 이 메모판이다.
'군인 백화점' 옆에 걸려있는건데 휴대폰이 없는 장병들이 서로 만날 때 이용한단다.
그리고 '군인 백화점'..에는 포미닛 사진첩을 비롯 없는게 없었다.




얘 모자 속에도 그런게 있을지 모른다.


벗어보라고 했는데 냄새만 났쪄.


동생이 써 놓고 못 부친 편지를 받아 왔는데 안에 별사탕이 두 봉지나 들어있었다.
ㅠ.ㅠ
곧 또 만나자!








2 comments:

  1. 우와아~ 동생님도 훈남이시네~
    미소 블로그 아기자기하고 재미지다 'ㅁ')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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