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통화를 할 때면 엄마는 항상 뭐 해먹고 사냐고 묻는다.
뭐 만들 때마다 신나서 사진도 수 십장 찍어 놓으면서
막상 엄마가 물으면 하나도 생각이 안 난다.
내 기억 속의 우리집 냉장고, 그러니까 이제는 엄마의 냉장고는 언제나 그득 차 있었다.
나의 냉장고는 채워 넣는 만큼 비워지는 속도도 빠르다.
한 것은 많은데 그걸 이미 다 먹고 살아 버려서
뭘 해 먹고 살았는지를 대답하는 순간은 여지없이 답변이 빈곤하다.
그래도 요리해서 밥 먹이는게 내 '일'이니,
아무래도 찍어둔 음식 사진을 보면 이 날은 무슨 요일 이었는지
어떤 옷을 입었었는지
남편은 몇 시쯤 퇴근 했었는지 다 떠올려 볼 수 있다.
무튼 사진이라도 잘 찍으면 요리 하나 당 포스팅 하나 씩 할텐데..
사진 찍고 포토샵 하고 손발 쥐락펴락하게 만드는 글까지 쓰는 파워 블로거들은 대단하다.
찬이 너무 없어서 상비 식품인 감자로 조림을 만들었다.
간장이랑 물엿만 넣고 만들었는데 그럭저럭 먹을만 했다.
카레 볶음밥.
볶을 때 카레 가루만 조금 넣으면 된다.
카레 향이 베이컨이나 식용유의 느끼한 맛을 잡아주어서 볶음밥이 더 맛있어 진다.
새우 양배추쌈 월남쌈.
새우를 양배추로 감싸고 라이스 페이퍼로 한 겹 더 감싸주었다.
새우는 따로 볶고, 양배추도 따로 쪄내고, 그리고 말고 또 마느라 조금 번거로운 요리.
귀찮은 음식은 하기 싫어 하는데 양배추 빨리 먹어 없애야 한다.
만드는 시간 오래 잡아 먹은만큼 맛은 좋았다.
김치가 다 떨어져서 양배추 김치를 담가보았다.
아삭아삭해서 맛있다.
근데 남편은 안 먹고 나만 먹는다.
월남쌈 보니까 쌀국수 먹고 싶다..
오늘 저녁은 쌀국수?
제빵기의 피자 도우 반죽 기능을 이용해 피자를 만들어 보았다.
다음 번엔 도우를 더 얇게 밀어야 겠다.
반죽에 포크로 구멍 뽕뽕 내 주는 것도 잊지 말고!
한참 베이글을 사먹다가 끊은지 오래라
베이글 짝궁 크림 치즈에 손길이 닿지 않았다.
상하기 전에 치즈 케이크 만드는 데 쏟아 부었다.
다음부터 다 익었는지 확인할 땐 젓가락 말고 이쑤시개로 해야겠다.. 쩝.
![](https://blogger.googleusercontent.com/img/b/R29vZ2xl/AVvXsEizbQDqkMUgy_SOwVEJUbA3ekOLX4-wZo85sRlvH6l_lT6OufnBixjHwSXdkJLBrHYo-_a6zAz-TIR11Gt98l7u7wbPhgn5kpB8dm1_tCU37XH7cjHtvXoXeu9lD__bbA8OlJ0TvYuRABo/s640/%E1%84%8E%E1%85%B5%E1%84%8C%E1%85%B3%E1%84%8F%E1%85%A6%E1%84%8B%E1%85%B5%E1%84%8F%E1%85%B301.png)
약간 어설프긴 했지만 맛은 치즈케이크였다.
그런데 굳히려고 냉장고에 오래 넣어 두었더니 양배추 김치 냄새가 다 베었다.
김치즈케이크..!
원래는 White flour만 들어가는 레서피였는데 Whole wheat로 응용해보았다.
통밀이 소화는 조금 더 힘들지만 훨씬 몸에 좋다고 한다.
제대로 찍으니 못생긴 모양이 그대로 드러난다.
소세지빵 만들기 진짜 힘들다.
시작은 여덟개만 할까? 였는데 막판에는 여덟개도 벅찼다.
하지만 지난 주에 만든 빵들 중에서 제일 맛있었다!
맛은 고생에 비례하는 건가?
단호박도 빨리 해치워야해서 퓨레를 만들어 반죽에 섞었다.
단호박 컵 케이크.
Cake flour를 팔지 않아서 Cake mix를 사 왔는데
믹스에는 설탕도 소금도 베이킹 파우더도 다 들어있단 걸 망각하여
엄청나게 달달한 컵 케이크가 나왔다.
빵은 레서피에 씌인대로 계량해서 만들어야 한다.
꼭꼭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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