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November 19, 2012

L'heure de londre







출국.
도미니카 생활을 모두 정리했다.
체류증이 없는 나는-1년 동안 여행이 잦아서 다행이었다- 한 달 이상 체류하면 벌금을 낸다.
벌금 없이 출국 심사대를 거치고 난 뒤 생각해보니 런던을 다녀온지 딱 한 달 하고 하루 전.


Hyde Park.


TIME FLIES.
시간이 정말 날아간다.
유럽에 다녀온지 벌써 한 달, 산토 도밍고 생활도 벌써 일 년..


시간이 흐르면 기억의 세세함은 날아가고 없어지지만 감각과 감정만은 달아나지 않는다.



혓바닥 작은 돌기 하나를 이로 깨물면 얼얼할 정도로 썼던 Kaffein의 기억이 새어나올 것 같다.
커피가 워낙 쓰다보니 쓴 맛을 정리해줄 수 있는 음료도 함께 서빙해 주었다.


규모는 작아도 깔끔한 내부, 강렬한 커피맛 그리고 개성 넘치는 바리스타들 덕분에 인기 만점.

 Kaffein: 66 Great Titchfield Street London W1W 7QJ/ Mon-Fri 7.30am-6pm,
 Saturdays 9am-6pm, Sundays 9.30am-5pm/ tel.0207-580-6755 




런던에 가면 꼭 한 번 둘러볼만한 The Conran shop.
런던을 거점으로 5개국에 10개 매장을 가지고 있는 디자인 스토어이다. 
내부는 찍지 못했지만 아름답고 편리한 생활을 도와줄 상품들을 가져다 놓고 판매하고 있다.
가구와 조명에서부터 주방, 욕실 등 각종 가정 용품 또는 선물을 구입하기에도 좋다.


 The Conran Shop Marylebone: 55 Marylebone High Street London W1U 5HS/ Mon-Wed & Fri 10am-6pm, 
Thursdays 10am-7pm, Saturdays 10am-6.30pm, Sundays 11am-5pm/ tel. 020-7723-2223 




나는 나이가 들고 가을은 짧아져서 아쉽다.


런던에서 쇼핑은 뭐니뭐니해도 Oxford Street.
그 유명한 Primark 에도 들러봤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여행을 하면서 많이 걷다보면 발에 물집이 잡히는 일은 다반사다.
그럴 때마다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되었던 Boots.
미국이나 영국의 Drug store에는 우리나라에는 없는 재미있는 물건들이 참 많은 것 같다.


전세계의 루이뷔통을 dot로 물들인 Yayoi Kusama.
근데 런던은 좀 심했다...
이 여자 때문에 환 공포증이 도질 것 같다.



파리 생활을 정리할 때에도, 뉴욕 생활을 정리할 때에도-실제로도 그렇게 되었지만- 언젠간
다시 오게될 것을 알았기에 슬프지 않았다. 반면에 산토 도밍고를 떠나는 일은 자못 서운하다.
뉴욕이나 파리처럼 정신이 곧 날아갈 것만 같은 대도시 사람들이 선망하는 도미니카의 여유와
따뜻함 대신 예기치 않게 맞닥뜨리는 굶주린 사람들, 무질서와 무법도 이제는 알게 되었지만
죽기 전에 다시 한 번 가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에 서운함이 번진다. 그래도 집으로 돌아가야지.








Tuesday, November 13, 2012

The Sun in Splendour







영국에 왔으니 Fish and Chips에 도전 해보기로 했다.
노팅힐 게이트 역에서 포토벨로 로드로 향하는 길 초입에 위치한 Sun in Splendour.
포토벨로 로드 마켓을 다 둘러본 후에 돌아 나오면서 점심 때에 맞춰 들러 보았다.




레스토랑 앞 횡단보도.
런던에선 빨간파란 신호등 대신 가로등 모양의 신호등 불이 깜빡거릴 때 길을 건너야 한다.




Today's Special은 정체가 불분명하니까 그냥 Fish and Chips로.


널찍한 내부와 깨끗했던 화장실이 기억에 남는다.


우리처럼 노팅힐 구경온 관광객 몇 팀과 동네 할아버지 몇 분이 손님의 전부였다.
단정하고 차분한 동네 펍 분위기였다.


단순한 장식이지만 조화보다는 생화가 역시 손님을 정성스레 맞는 느낌.


콜라를 주문했더니 런던 올림픽 엠블렘이 새겨진 콜라병 구경도 할 수 있었다.


타라~ 영국에서 먹는 피시 앤 칩스.
많이 느끼하지 않고 바삭바삭하니 먹기 좋았다.
초록색 dip은 완두콩을 으깨 만들었는지 뭔지 잘 모르겠지만 같이 먹으니까 que delicioso!
메뉴판에는 피시 앤 칩스가 없어서 가격이 잘 기억 안나지만 어쨌든 주문은 가능하다. 


Warm buffalo mozzarella, sun blazed tomato, spinach & creme fraiche on focaccia 샌드위치.
이름만 봐선 굉장히 건강하고 맛있는 샌드위치일 것 같은데 음 매우 건강한 맛이었다.
이 샌드위치는 7 파운드.
가격이 매우 착했던 Sun in Splendour.


레스토랑에서 일 하시는 분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무척 친절했다.
비록 샌드위치는 깜짝 놀랄 맛이었지만 분위기+가격+친절도 면에서는 추천 할만한 곳이다.

이미지 출처  http://www.suninsplendourpub.co.uk

우리는 홀에서 식사했지만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레스토랑 안에 숨겨진 Garden에서
피시 앤 칩스와 함께 시원한 맥주 한 잔, 아니면 일요일에 브런치도 괜찮겠다.


The Sun in Splendour: 7 Portobello Road, London W11 3DA/ Mon-Thu Noon-11pm, 
Fri-Sat Noon-Midnight, Sundays Noon-10.30pm/ tel. 020 7792 0914 









Saturday, November 10, 2012

10NOV2012











미국엘 자주 다니시던 큰엄마가 사다주셨던 지우개 달린 노란 연필
필통 속 가지런했던 다른 연필들과는 달랐던 그 작은 지우개 속에는
내 작은 머리로 상상했던 거대한 지구가 들어있었다. 

짐을 싸고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다보니 그 사이에 좋은 것을 너무 많이 봤다.








Friday, November 9, 2012

Notting Hill








런던으로 넘어오면서 감기를 업고 온 남편은 유럽 일정의 절반을 내내 앓게됐다.
여행에 대한 기억은 어떤 요소들로 인해 결정될까?
어떤 항공사의 비행기를 타게 되었는지, 어느 동네에 베이스 캠프를 틀었는지,
도시의 날씨는 어땠는지, 도시의 사람들은 내게 친절했는지,
그들과의 의사소통에 어려움은 없었는지, 사전 정보를 얼마나 탑재하고 갔는지, 
맛 좋은 카페가 있었는지, 커피는 한 잔에 얼마였는지,
또는 그 때 나의 컨디션은 어땠는지..
비록 모든 곳을 함께 다녔다해도 남편과 내가 가진 여행에 대한 기억은
어느 부분에 있어선 서로 멀찌감치 다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런던의 마지막 아침은 호텔에서 한 정거장 거리인 Notting Hill에서 보내기로 했다.
비록 주말은 아니었지만 그 곳의 알록달록한 주택가는 적어도 즐거운 구경이 되리라 믿었다.
인터넷 뉴스를 읽고 재미있겠다싶은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놓고서
기다렸던 남편이 퇴근하면 쇼파 옆에 앉히고 티비를 켤 때처럼
나 역시 처음 가 보는 노팅힐이지만 마치 그 곳을 남편에게 소개해주는 느낌이 들었다. 





지하철 역에서 내려 걸어 들어가다보면 재미있는 가게들이 줄지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쭉쭉 걸어들어가서 갖가지 철제 패널을 파는 가게가 나오면 Portobello Road가 시작된다.


Portobello Road Market을 향해서 출발.


평일이라 큰 기대는 없었건만 앤티크 가게들도 많았고 예상 외로 구경 거리가 넘쳐났다.




도기류는 깨질 것 같아서 번번히 포기.



가방이 더 멋진 망원경.



여름만 있는 나라에 살다보니 가을이 이렇게 좋은줄 몰랐다.


길 건너서 계속 이어지는 포토벨로 로드.
어떤 분은 걷다가 3존까지 갔다길래 설마 했는데 직접 가보니 그럴만도 했다.
영화 노팅힐에 나온 서점도 걷다보면 나올테니 꼭 들러야지 했는데 포토벨로 로드가
굉장히 긴데다가(나중에 검색해보니 서점도 자리를 옮겼대서)결국 포기. 휴..그랜트 빠이.  




신발 신발 신발.
헌터부츠 하나 살까 했는데 역시 포기.




AllSaints, Office, Cath Kidston같은 영국 브랜드 매장 + 동네 시장도 열리고 있어서 눈이 신난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예쁘게 칠해 놓은 아파트들이 노팅힐의 제 1 명소.
그리고 간혹 눈에 띄는-내가 옴총 좋아하는-덩굴식물로 뒤덮인 아파트들을 찾는 묘미도 있다.




걷다보면 살고싶어지는 노팅힐.
하지만 그 나라에서 돈벌이가 없는 이상 삶은 상상과 같지 않음을 이미 깨달아버린 현실..

 Notting Hill: (Nearest station)Notting Hill Gate_Central, Circle and District L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