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October 31, 2012

London 첫째 날







처음으로 유로스타를 타 봤다.
4년 전 학생일 때에는 몇 유로라도 아낀답시고 저가 항공 아니면 버스 타고 가던 런던.
유로스타도 일찍 예약하면 많이 비싸진 않은데..
이렇게 편한걸 두고 열시간 넘게 버스타고 런던 가던 기억이 새록새록 했다.
초등학교 미술 시간에 해저 터널로 바닷 속을 지나가는 미래상상도를 그렸던 기억도 났다.
버스를 타도, 기차를 타도 그 때 내가 상상했던 것 처럼 바닷 속 물고기를 볼 수는 없었다.


옆 자리에 아무도 안 타서 편하게 런던으로 고고.




파리 Gare du Nord에서 출발한 유로스타는 런던 St. Pancras International로 도착했다.
Victoria만 큰 역인 줄 알았는데 역시 사람은 아는 만큼만 볼 수 있나보다.





일요일이니 만큼 호텔에 짐을 맡겨 두고 곧장 Brick Lane으로 향했다.
일단 배고프니까 뭐 하나 먹고 시작!
기름 없이 구워서 느끼하지 않고 맛도 좋았던 아르헨티나 만두를 선택했다.
역시 세계 어느 나라든지 만두 비슷한 음식은 꼭 있다.
영국의 식문화 하면 Fish&Chips나 Tea정도 밖에 떠오르는게 없지만 수도 런던은 대도시답게
마치 뉴욕처럼 세계 음식을 맛 볼 기회가 많아서 색다른 매력이 있는 것 같다.


런던에서도 발견한 그래피티.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사람이 바글바글했던 브릭레인.
골목골목 볼거리가 많아서 꼼꼼히 구경하려면 시간이 꽤 걸릴 것 같았다.


빠지지 않는 거리의 악사들.




예전에는 '파리가 왜 패션의 도시지? 패션의 도시는 런던이야.'하고 생각했었다.
시간이 몇 년 흐르고 다시 파리에 가보니 화려하진 않아도 결코 추레한 차림은 하지 않는
프랑스 사람들의 옷 맵시에 수긍이 갔다. 그리고 런던으로 건너 갔더니 다시
'아, 역시 패션의 도시는 런던!' 하게 되었다.
특히 브릭레인에서는 그야말로 개성이 철철 흘러넘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쇼핑을 할 때 보아도 프랑스에는 클래식하고 내구성 좋은 고가의 브랜드들이 많은 반면,
영국에서는 소재도 좋지만 가격도 합리적인 젊은 느낌의 브랜드들이 더 눈에 띈다.
그런 이유 때문에라도 두 나라의 젊은이들이 멋 내는 방식이 달라질 수 있지않나 싶다. 




귀여운 마네킹.






Brick Lane Market: Brick Lane, E1 6PU/ (Nearest stations)Liverpool Street, Shoreditch, Aldgate East/ Only Sundays 8am-2pm




조금 걸어서 근처에 있는 Spitalfields Market도 가보았다.
실내 마켓이라서 (가장 중요한)화장실도 이용할 수 있고, 날씨에 관계 없이 구경할 수 있다.
먹거리도 가득하고 주변에는 브랜드 매장도 많이 위치하고 있어서 한 번에 쇼핑하기 좋은 곳.
우리가 런던에 있을 때 한창 mid season sale을 하는 곳이 많았다.
비싼 환율 때문에 지갑을 쉽게 열지 못했지만 돌아와서보니 은근히 뭘 많이 산 듯.
런던에서 쇼핑할 때는 특히! 학생증이 유용한 것 같다.






Spitalfields Market: Brushfield Street, Spitafields, E1 6AA/ Liverpool Street Station/ Mon-Fri 10am-5pm, Sun 9am-5pm









Monday, October 29, 2012

Marché aux puces de Saint-Ouen 생투앙 벼룩시장







파리에 살면서 가 보지 않은 곳이 너무도 많다.
이번엔 그 한을 풀고자 했으나 애초에 안 가게 됐던 곳에는 여전히 발길이 가 닿지 않았다.
그래도 이 곳, 벼룩 시장은 꼭 가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파리에도 유명한 벼룩 시장이 몇 군데 있지만 그 중에서도 Saint-Ouen 벼룩 시장은
7 헥타르가 넘는 면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곳이다.
그만큼 찾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13호선 Garibaldi역에서 내리는 것이 낫다는 얘기도 있지만,
우리가 Saint-Ouen을 방문한 날은 비 오는 날이었던 만큼 붐비는 정도가 덜 할것 같아
Zone1의 4호선 마지막 역인 Porte de Clignancourt에서 내려 걸어가기로 했다.


비록 비는 왔지만 지하철 역에 내리자 Saint-Ouen을 찾은 많은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그 인파를 따라 쭉 걸어 내려가다 보면 길 안내 표지판을 쉽게 만날 수 있다.

파리의 벼룩시장은 이미 2세기 전부터 형성 되었다고 한다.
그 옛날 골동품을 수집하던 이들은 Pêcheurs de lune달 낚시꾼이란 멋진 별명으로 불리웠다고 하는데
달처럼 빛나는 물건들을 찾아 내는 낚시꾼들 덕분에 몸집을 불려가던 Saint-Ouen은
1885년 관할청의 관리 개발로 공식적인 벼룩 시장으로 거듭나게 되었다고 한다. 


Saint-Ouen 벼룩 시장은 면적이 넓은 만큼 그 안에 들어선 작은 시장들로 다시 세분 된다.
지하철 역에서 가까운 편인 Marché Vernaison은 Romain Vernaison이란 사람이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땅을 부스 형식의 상점들로 바꾸어 만든 데에서 그 이름이 유래한다고 한다.
Saint-Ouen의 시장들 중 파는 물건이 가장 다양해서 모두가 꼭 거쳐 지나가는 곳이다. 


한눈 팔면 들어가는 문을 스쳐지나가 버릴 수 있다.


카메라 꺼낼 준비.




빈티지 의류.


프랑스의 상징 수탉.


비 오는 날 보니까 조금 무서웠던 인형들.


Vernaison의 출입문이 한 개는 아니었나보다.


옛날 프랑스 신문.


촛대를 보면 미녀와 야수가 생각난다.
그러고 보니 미녀의 이름이 프랑스어로 그냥 Belle미녀구나..


사진 찍는 것을 싫어하는 주인도 있으니 물어보고 눈치껏 찍어야 한다.


이번에 새삼 느낀거지만 프랑스 사람들은 정말 시도때도 없이 담배를 피운다.


Vernaison에서 프랑스 옛날 우표 2 묶음을 사고서 건너편의 Marché Dauphine으로 넘어갔다.
완전한 실내 마켓이라서 그날따라 사람들이 더 많았던 것 같다.
Rez-de-chausseée에는 가구들을, 1층에는 책, 그림, 음반을 위주로 판매하고 있었다.


1층에 있는 화장실은 관리하는 사람에게 팁을 조금 주고 이용할 수 있다.
벽돌 모양의 나무로 바닥을 깔아놓아서 걸을 때마다 나는 나무 소리가 좋았던 Dauphine.


비가 오니 몸이 쉽게 피로해져서 곧 돌아갈까 하다가 마지막으로 들른 Marché Biron.
평행으로 길다랗게 놓인 두 개의 길로 이루어진 시장으로 비싼 고가구로 유명하다.

Saint-Ouen에는 소단위 마켓에 포함되지 않은 작은 개별 상점들도 많이 있다.
또한, 여행객들을 위한 프랑스 물건 뿐만 아니라 빈티지 마니아를 위한
다른 나라 물건들(ex. American Vintage)도 많으므로 꼭 한 번 들러볼만 한 곳이다.

Marché aux puces de Saint-Ouen: 140 Rue des Rosiers/ Sat 9h-18h, Sun 10h-18h, Mon 11h-17h









Saturday, October 27, 2012

La cerise sur le chapeau







여행을 준비하며 블로그 탐색 중에 재미있는 모자 가게를 하나 발견했다.
치수를 재고 디자인을 선택해서 나만의 모자를 만들어 주는 곳.



모자를 만들겠단 심산은 아니었지만 궁금함을 이기지 못해 방문해보았다.


La cerise sur le chapeau.
'모자 위의 체리'



이 곳은 모자 가게보다는 아뜰리에의 성격이 더 짙은 것 같았다.
영어도 잘 하시던 어쩌면 디자이너? 분은 매우 친절했고 안을 마음껏 둘러볼 수 있게 허락해 주셨다.



어떤 모자 스타일이 좋냐는 물음에 대답했다가 일이 갈수록 커짐..
네다섯 가지 쯤 되었던 모자 스타일 중에 마음에 드는 모양과 색을 고르면
머리 사이즈를 측정하여 맞는 모자를 가져다 준다.
그리고 모자에 두를 띠와 리본의 색깔도 직접 선택할 수 있다.
모자와 리본의 컬러톤이 하나같이 다 예뻤다.
하여 남편의 지갑은 결국 열리게 되었다.




가게 중앙에 위치한 빨간색 쇼파 위에는 한국 작가의 만화책이 놓여있었다.
안에 보면 가끔 한글도 나옴.



아마 이 재봉틀로 작업을 하시겠지.



가짜 체리 나무가 있긴 했다.


완성까지 30분이 걸린다고 해서 바로 근처의 뤽상부르 공원에서 시간을 좀 보내다갔다.
색색 초콜렛과 함께 가방 안에는 모자의 관리 방법이 적힌 편지도 들어있었다. 



나의 취향대로 만들어진 모자.
가격은 100유로가 조금 넘었다.

La cerise sur le chapeau: 11 Rue Cassette, Paris 6ème/ tel. 01 45 49 90 53/ Tue-Sat 11:00-1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