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멜리를 뒤로하고 우리는 가까운 2호선 Blanche역에서 메트로를 탔다.
Etoile에서 6호선으로 갈아탄 뒤, 예나 지금이나 내 발음이 맞는지 궁금한 Bir-Hakeim에서 하차.
출구 쪽에 Vélib' 정류장이 보여서 드디어 파리에서 자전거를 타 보기로 했다.
Vélib'[벨리브]는 파리 시에서 무인으로 24시간씩 매일 운영하는 공공 자전거 대여 제도이다.
Passe Navigo나 신용카드가 있으면 탈 수 있는데 나비고 없는 우리는 신용카드를 이용했다.
1.70유로짜리 1일권을 끊으면 매번 새 자전거로 갈아탈 때마다 30분씩 무료로 이용 가능하며
이후에는 30분 단위로 요금이 누적되어 과금되므로 30분 마다 새 자전거를 갈아타면 좋다.
처음에 신용카드로 결제되는 보증금 150유로는 별 일이 없는 한 지출되지 않는다.
여행 출발 전에 Vélib' 앱을 다운 받아 갔는데 가까운 정류장이 어디있는지 알 수있어 편했다.
(대여기는 영어로 지원 가능/ 파리에서는 자전거 도로를 따라 안전하게 자전거를 탈 수 있다.)
처음 보는 것은 아니었지만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문득 만나게 되는 에펠탑의 모습은
어딘가 모르게 더욱 웅장하고 멋져 보였다.
(아래 부분이 굴절되어 이상하지만) 에펠탑 보고 들뜬 남편의 표정이 적나라한 사진.
자전거를 멈추고 카메라를 꺼내 신나게 셔터를 눌러대기 시작했다.
그러던 것도 잠시, 갑자기 비가 쏟아져서 비상사태 돌입.
으악, 에펠탑 빠이.
어디로 갈지 몰라 일단 다리를 건너와 버스 정류장에 피신.
자전거 두 대는 하염없이 비를 맞았다.
왜 하필 자전거 탔는데 비가 오지.
실망한 표정의 남편.
뉴욕 차이나타운 출신의 카모 우산은 이로써 수명을 다하게 되었고
엄청난 바가지를 쓰고도 어쩔 수 없이 2유로 짜리 우비 두 장과 10유로 짜리 새 우산을 샀다.
일단 가까운 벨리브 정류장부터 찾아서 자전거 반납.
정류장 옆 카페에 들어가서 마음에도 없는 커피를 마시고,
비가 조금 멎은 듯 하여 샤이요 궁 쪽으로 나가 보았다.
이 십유로 짜리 우산.
비가 완전히 그쳐서 우산을 접었다.
샤이요 궁 근처 크레페리에서 뉴텔라 크렢을 먹고서 우리는 다시 Etoile역으로 향했다.
개선문 앞에 도착하니 갑자기 해가 돋았다.
긴 줄은 질색이지만 Paris Visite로 할인을 받을 수 있어서 개선문 꼭대기에 올라가 보기로 했다.
여기까지만 해도 앞으로 우리에게 펼쳐질 계단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다.
사진으로 남겨볼 생각도 할 겨를 없이 꼬불꼬불 원형 계단을 숨가쁘게 올라와
(뒤에 따라오는 사람들이 있어서 멈추지도 못 함) 드디어 개선문 꼭대기에 도착할 수 있었다.
방사형으로 곧게 뻗은 파리의 대로 역시 오스만 남작의 작품인가.
갑자기 오스만, 망사르, 르 노트르 기타 등등 대학교 때 외웠던 이름들이 줄지어 떠오름..
에펠탑도 멀리서 다시 한 번 보고.
해가 나서 얼른 둘이서 사진도 찍어 보았다.
파노라마 기능으로 찍은 사진.
개선문의 프랑스식 이름인 Arc de Triomphe는 승리의 아치라는 뜻.
전승 기념비 답게 나폴레옹 군의 승리를 그린 그림과 600여 장군의 이름들이 새겨져 있다.
이제 쇼핑 타임.
Bonjour, Champs Elysé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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