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중요하고 또 소중하다.
도미니카 공화국은 여전히 익숙치 않아도 우리집은 바로 여기다.
고향 집은 내가 예전에 살던 집 혹은 이제는 단순히 부모님 댁이다.
속해 있던 테두리로부터 세포 분열하듯 갈라져 나와 밖에서 안을 바라볼 때에는
종전에 볼 수 없었던 것들만을 현미경으로 확대하여 보는 것 같다.
많은 것들이 새로이 자리를 찾아 앉아 있고 낯선 풍경 역시 마주하게 된다.
그래도 언제나 정겨운 (우리)집.
세 발 자전거를 타고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가는데에 시간도 좀 걸렸거니와
생일 파티 때에도 친구 스무명은 족히 수용 가능 했기에 꽤 넓은 줄로 알았던 마당.
애들이 절대 안 믿어주던 '흰색' 앵두가 열리던 나무 대신
이제는 호박 넝쿨과 담쟁이넝쿨이 마당의 주인이 되었다.
집에 내려갈 때마다 남편이 그렇게도 보고 싶어 하던 진돗개.
동네에 많은데?
했는데 진돗개 홍보관이 생겼다고 해서 찾아가 보았다.
새로 만들어져서 시설도 깨끗하고 진돗개를 원 없이 볼 수 있으며 만져도 볼 수 있다.
텔레비전에서 자주 뵐 수 있었던 진돗개 조련사 아저씨.
우리 가족을 위해 특별히 진돗개가 재주를 부리는 것을 보여주셨다.
진돌이는 영특하기로 이루 말할 수가 없구료!
진도군 진돗개 http://dog.jindo.go.kr
다음은 역시 처음 가 보는 울돌목 해양 에너지 공원.
며칠 앞둔 명량대첩 축제를 준비하는 부산한 손길들을 느낄 수 있었다.
김연수의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을 다 읽은지 얼마 안 된 시점에
서
녹진 바다가 보이는 식당에 앉아 낙지 비빔밥을 먹다보니
매생이 국을 먹던 주인공들이 떠오르고 진도가 마치 진남처럼 느껴졌다.
책에 묘사된 진남은 서해보다는 남해에 가까운 것 같았지만
진도에서도 매생이 정말 많이 먹는데 말이다!
가로등도 멋지게.
모형 거북선에서 사진도 찍었다.
풍력이나 조력을 이용한 에너지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진도대교가 완공되기 전까지 큰 호황을 누렸던 벽파항 근처의 이충무공 전첩비.
소전 손재형 선생님의 글씨를 감상할 수 있다.
허정무 감독 별명이 그라운드의 진돗개인 이유.
현지인도 잘 모르는 동석산 그리고 그 속의 암자.
세방 낙조.
진도군 관광 문화 홈페이지 http://tour.jindo.go.kr
시골에서 태어난 호기심 많은 이에게는 끊임 없는 이사가 필연일지 모른다.
지구 곳곳의 대도시에서 살아 보고자 하는 욕망도 용기도
세상 어디에서도 나를 풍족하게 채우는 경험도 감성도
모두 고향에서 비롯되었음을 사뭇 감사히 여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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