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산업 혁명을 겪으며 프랑스에는 대량으로 찍어낸 염가의 의류와 장신구들이 등장했다.
같은 시기에 도시에는 Passage 혹은 Galerie라고 불리는 아케이드가 만들어졌고,
이런 의류와 장신구 등을 파는 다양한 양품점들이 아케이드 안에 들어가게 되었다.
현재는 남아있는 Passage[파사쥬]가 몇 안되지만,
두 세기 전에 이미 날씨에 관계 없이 쇼핑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존재했다니 놀랍다.
옛 모습이 잘 간직된 프랑스에서는 스타벅스나 애플스토어에서도 고풍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그렇지만 오빠에겐 조금 더 멋진 그리고 조금 덜 알려진 곳을 보여 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출입구는 모두 세 곳: 6 Rue Vivienne, 5 Rue de la Banque, 4 Rue des Petits-Champs.
Passage des Panoramas도 숨겨진 보석이라는 내용을 책에서 읽은 적이 있는데
우리의 동선을 고려해 못지 않게 아름답다는 Galerie Vivienne를 구경하기로 했다.
여행이 계획한 대로만 되는게 아니라서 결국은 동선도 안 맞고 많이 걷기도 했지만
도착하고보니 조용하고 한산해서 마음의 평화를 되찾았다.
19세기 전반의 도시를 상징하는 파샤쥬는 천장이 유리로 덮여있어
맑은 날에는 따뜻하게 들어오는 햇빛을 느낄 수 있다.
다른 파사쥬나 걀르리도 마찬가지겠지만 고서적과 앤티크 소품들을 파는 가게가 많다.
아기 용품 가게.
옷 가게도 있었으나 이미 문 닫음.
예쁜 엽서가 있는지 살피느라 분주한 손놀림.
길이가 매우 짧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걸으면서 볼거리가 꽤 되었다.
대신 막다른 곳은 확연하게 티가 나서 길을 잃을 염려는 없었다.
우리는 Rue Vivienne 로 들어가서 쭉 구경을 마치고 Rue des Petits-Champs 쪽에 있는
비스트로에서 저녁 식사를 하기로 했다.
오빠에게는 영어로 된 메뉴판이 있다면 줄 수 없겠냐고 부탁을 했다.
그러다 나도 내 메뉴판 던지고 영어 메뉴판 붙잡고 봄..
훈제 연어와 부르고뉴 혹은 벌건디 혹은 뻘건 와인 한 잔씩.
불어로 된 메뉴판에는 Plat du jour가 있었는데 영어 메뉴판에는 나와 있지 않았다.
비교적 더 저렴한 Plat du jour 중에서 sauce poivre와 함께 나오는 스테이크를 주문했다.
오빠는 일반 저녁 메뉴에서 고른 스테이크.
거의 10 유로 가까이 차이 났던 것 같은데 고기는 똑같아 보인다.
비스트로 비비엔느의 음식이 원래 아주 고가는 아니지만
더 절약하고 싶다면 불어 메뉴 공부를 하고 가는 것도 좋을 듯 싶다.
어쩌다보니 프랑스에서 단 한 번의 기회 밖에 없었던 프랑스식 식사.
화려한 요리는 아니었지만 아주아주 맛있게 잘 먹었다 냠냠.
Bistrot Vivienne: 4 Rue des Petits-Champs, 2ème Arr., Paris/ tel. 01 49 27 00 50/ Mon-Sat 12-23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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