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September 7, 2012

집에서 기르는 식물: Foliage Plants







산토 도밍고에서는 베란다에 식물을 기르는 집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 곳은 치안 사정이 좋은 편이 아니라 옛 건물이든 새 건물이든 모든 집의 외관에는 
쇠창살이 쳐져있는데, 답답한 새장 같아 보이는 창살 사이사이로 얼굴을 내민 
푸른 잎들 덕분에 그나마 이 도시가 가진 긴장감이 조금은 해소되는 느낌이다.
  


   

나도 이사를 온 이후로 화분을 하나 둘 기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새 집에 창살을 치는 공사가 자꾸 미뤄져서 어설프게나마 집을 보호할 요량이었다.
일본의 어느 마을에서도 붉은빛 대신 푸른빛 가로등을 설치한 이후로 절도 범죄가 줄었다니까
어쩌면 녹색 식물들도 푸른빛 가로등처럼 사람의 충동적 감정을 이완시켜줄지도 모르지.

그러나 처음의 동기가 식물을 아름답게 가꾸는 그 자체에 있지 않았던 탓에 
이름도, 기르는 방법도 오늘에서야 제대로 알게되었다.
어떤 것들은 벌써 세 번째 분갈이여서 이름이 씌여있던 화분은 이미 버린지 오래고..
열심히 클로즈업 사진을 찍어서 구글 이미지 검색으로 이름을 찾아주었다.

Thanks always Google! 



우리집에서 키우는 것들은 대부분 관엽 식물이고 채소로는 고추만 기르고 있는데
날씨가 언제나 따뜻해서 그런지 다들 성장세가 대단하다.
대대적인 분갈이가 필요해서 아메리카나에 흙이랑 화분을 사러갔다가,
고추가 잘 자라길래 다른 채소 씨앗들도 담아와봤다.






Nephrolepis 네프로레피스

내내 밖에서 기르다가 어머님이 오셨을 때 반습지 식물이라고 알려주셔서
집 안으로 들여놓았다. 네프로레피스는 열대와 아열대에서 자라는 식물로
습도가 높은 환경을 좋아하고 빛이 적어도 잘 자라서 거실 식물로 적당하다.
또한 공기 오염 물질의 대명사인 포름알데히드 제거(+미세 먼지와 각종 세균 제거) 능력이 
탁월해서 실내 공기 정화에 도움을 준다.
그러고 보니 처음엔 스페인어를 몰라서 O2 라는 tag만 보고 이 화분을 골랐던 기억이 난다.
여기 환경이 딱 맞는지 무척 잘 자라서 더 큰 화분으로 벌써 세 번째 분갈이를 해 주었다.



Calathea 칼라데아

칼라데아도 암모니아 제거 능력이 뛰어난 공기 정화 식물이다.
습도가 높은 환경을 좋아하며 통풍이 잘 되는 밝은 그늘에서 키우는 것이 좋다고 한다.
칼라데아 화분을 두 개 사왔었는데 베란다에서 키우다가 둘 다 말라버렸다.
하나는 버리고 하나는 살 수 있을 것 같아서 흙을 새로 갈고 거실로 들여 놓은 다음
가끔씩만 분무기로 물을 뿌려주었더니 요즘 잎이 새로 돋아나고 있다.  



Desert Rose 사막의 장미

특별히 힘이 없어 보이는 날도 없고 그렇다고 너무 무성해지지도 않는,
우리집에서 가장 까다롭지 않은 식물이다.
몇 달 전에 예쁜 꽃들이 피었다가 졌는데 그래서 이름이 사막의 장미구나. 
예멘에서 최초 발견된 식물이라고 한다.
빛이 많은 곳에서 이틀에 한 번씩 물을 주며 기른다.
 따뜻한 곳에서는 연중 개화한다고 하니 또 꽃이 필 날을 기다려 보아야 겠다.



Sago Palm 사고야자

일본 남부에서 유래되어 쌀쌀한 기후에도 잘 견딜 수 있는 식물이지만 
더운 여름 날씨에서 가장 잘 자란다고 한다.
독성이 있기 때문에 집안에서 기르는 개 등의 동물이 
사고야자를 씹어 먹는 일이 없도록 주의 해야 한단다. 
몰랐는데 무서워졌다 너.
사고야자도 다른 어려움 없이 쑥쑥 자라나서 네프로레피스가 심겨 있던 화분으로 옮겨주었다.


뾰족하고 두꺼운 잎과 파인애플 같은 밑둥 모양이 특징적이다.



방울 토마토와 상추도 심어 보았다.
오늘 점심 먹고 보니 여린 잎이 하나 둘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고추는 너무 잘 자라서 두 군데로 나누어 심었다.
처음 막 옮겨 심었을 때에는 힘이 하나도 없어 보였다.
뿌리에 손상이 갔나 싶기도 하고 혹시 이대로 시들어 죽나 걱정도 했는데
물을 주고 몇 분 있으니까 다들 살아났다.
물 먹고 기운 차리는게 사람 같아서 해가 뜨거운 낮엔 고춧잎이 제일 먼저 생각난다.
평소에 햇볕을 많이 받으니까 엄청 매운 고추가 열리겠지.



Zinnia Cactus Flower(Left) 

백일홍이랑 선인장꽃의 믹스인 것 같다.
충분한 햇빛이 필요하다고 하니 탁월한 위치 선정.


Petunia(Right)

피튜니아 역시 햇빛을 좋아하는 식물로 하루종일 직사광선을 쐬야 한다.
원산지가 남아메리카라고 하니 잘 자랄 것 같다.
이틀에 한 번씩 물을 주고, 꽃이 피었을 때는 꽃잎에 닿지 않게 물을 주어야 한단다.
미리 알아서 다행이다.



베란다를 난장판으로 만들고 땀도 뻘뻘 흘리고 난리도 아니었지만


다들 물 주고 정리해 놓고 보니 뿌듯했다.
한국으로 돌아가게 되면 얘네를 어떻게 해야하나 벌써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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