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September 13, 2012

베란다 일지







오늘 아침은 눈을 뜨자마자 바빴다.
엄마와의 전화 통화 중에 고추 심은 얘기를 했는데 
아무래도 고추에 해충이 생긴 것 같았기 때문이다.
사진을 찍어 보내보라는 엄마 얘기에 세수만 하고 베란다로 달려나갔다.




5일전.
알고 나니 징그러워 보여서 사진은 작게 올려야 겠다.



지난 주부터 고춧잎에 까만 가루와 흰 가루가 생기길래 꽃이 피려나보다 했다.
좋게 생각하니 모든게 좋아 보여서 어제까지도 '꽃은 언제 필까?' 하고 있었는데,
나의 무지몽매함으로 고추 농사를 다 망칠 뻔...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다시 보니 이미 고추 전체에 퍼진 까만 가루는 슬금슬금 기어다니고,
흰 가루는 아마도 까망이들이 까 놓은 알인 듯 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어제 밤 잠들기 전에 해충제 만드는 법을 알아두길 잘했다.
양손의 엄지 검지가 아프도록 분무기로 난황유를 분사해주었다.
내친 김에 힘 없는 줄기들은 뽑아주고, 아래쪽에 난 잎사귀들도 모조리 다 떼어냈다.
선택과 집중!
곧 지지대도 설치해 주어야 겠다.


  난황유  

식용유와 달걀 노른자를 혼합하여 만드는 유기농 해충제.
작물 표면에 피막을 형성하여 병원균이나 해충(흰 가루병, 응애, 총채벌레, 노균병, 진딧물 등)의 침입을 막아준다.
단, 농도가 높거나 너무 자주 살포하게 되면 작물의 생육을 억제시 키기도 한다.
예방 목적은 10-14일, 해충 발생 후 치료 목적은 5-7일 간격으로 잎의 앞, 뒷면에 살포한다.
섭씨 5도 이하 30도 이상에서는 살포하지 않는다.
흐린 날이나 해뜨기 전, 해지기 전에 살포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식용유와 달걀은 어느 집에나 있는 재료!
그러나 마요네즈가 있다면 더욱 간편하게 유기농 해충제 난황유를 만들 수 있다.

물 1L + 마요네즈 6g 

이 마저 계량하기 귀찮다면 분무기에 물과 마요네즈 조금을 넣고 흔들어 섞어 주면 된다.
뽀얀 쌀뜨물과 같은 색이 나오도록 농도를 맞춰주면 완성.



고추는 난리가 났지만 다행히도 다른 식물들은 잘 자라주고 있다.


5일 전에 대여섯 개의 싹을 틔웠던 Zinnia Cuctus.



오늘은 새싹이 열개쯤으로 늘어났다.



Zinnia가 열심히 솟아 오를 때 힘겹게 땅을 뚫고 나오던 Petunia.



오늘은 조금 더 키가 자랐다. 
근데 넌 꽃 한 송이만 피울꺼니?



상추 5일 전.



상추도 더 자라면 난황유를 뿌려 주어야겠다.



방울 토마토 5일 전.
방울 토마토는 시작부터 남 달랐다.



벌써 화분이 좁게 느껴질 정도다.
언젠간 또 분갈이를 해야한다는 얘기다..



사막의 장미는 조만간 또 꽃을 피워낼 모양이다.
그래 역시 네가 제일 건강하다.



오늘 보니 줄기에 선인장같은 가시가 돋아있다.
'사막'의 장미라서 그런가?


남편이 출근하고 나면 혼자서는 돌아다니기도 힘든 도미니카.
가끔은 집에서 혼자 외로울 때가 있어서 남들처럼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워볼까도 했다.
그러다 아무래도 덜 까다로운 식물을 키우는게 낫지 했는데 이것도 점점 쉬운일이 아니다.
말 못하는 식물이지만 애정을 많이 필요로 한다.
물만 주고 말게 아니라 더 많은 신경을 써 줘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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