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말,
스페인어 시험 보러 서울 갔던 주말.
서울로 가는 방법은 고속 버스 밖에 없는 곳에서 나고 자라다 보니
기차나 비행기를 타고 서울 가는 게 여전히 조금은 어쩐지 괜시리 사치처럼 느껴진다.
태국서 라오스, 프랑스서 영국도 버스 타고 갔던 걸 생각하면 난 사서 고생을 좋아하는가봉가.
아무튼 부산역.
에스컬레이터 타는 대신 지하로 곧장 들어가서 커피빈 커피랑 파리바게트 빵을 사 먹어야 함.
기차역 갈 때 급히 나서느라 끼니 거르는 것도 우연이 아닌 하나의 의식이 되어가는 기분.
아니 이거슨...
시험 끝나고 오랜만에 불러 모은 친구들과 들어간 홍대 카페.
스페이스 인베이더라고 좋아했는데 이건 진짜는 아닌 듯( 99% 확신).
여러 마리의 스페이스 인베이더들이 나를 반겨주었다.
Cafe in Planet 카페인플래닛.
Caffeine Planet으로 발음 할 수도 있어서 마음에 드는 이름이다.
5월 부터 팥빙수 먹자며 카페 들어갔는데(너희 역시 서울 사람 이구나..)
애석하게도 이 카페는 팥빙수가 없었.. 아님 아직 개시 전이었을지도.
사이 좋게 메뉴 고르는 내 친구들.
사진 찍기 싫어하는 내 친구들.
SNS도 안 하는 내 친구들.
나는 재빨리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음료를 정하고 카페를 둘러 보았다.
내가 좋아하는 거 또 있다.
서울엔 좋은 카페가 너무 많아.
다시 홍대 살고 싶다.
꽃 데코레이션은 몇 번이나 재활용할 수 있을까.
팥빙수 대신 아쉬운대로 아이스크림 올린 브라우니.
흔하지 않았는데 요즘 가끔 파는 곳 보이는 청포도 에이드.
카페 인 플래닛: 서울 마포구 서교동 332-19/ tel. 070-4239-4335
주말에 근무하는 진아 퇴근을 기다렸다가 드디어 다같이 모이게 되었다.
몇 년 전부터 오늘날까지도 다섯 명 모이는게 참 어렵다.
비록 무지하고 불안했지만, 눈 앞에 맞닥뜨릴 갈래길의 존재도 모르는 채로 함께 걸어가던 시간들이 그립다.
(해석: 앞 날 걱정 할 생각은 않고 그저 만나서 놀 때가 좋았다.)
'서울에 있으면 더 자주 볼텐데' 생각했다가 '서울에 있어도 과연 자주 보았 을 지' 의문?
하지만 오랜만에 보아도 언제나 똑같은 늬네가 있어서 든든하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